본문 바로가기

행정을 안하고싶다..고 했다가 혼난 이야기

by 똥분 2023. 4. 7.
728x90

 재미를 위해 과장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본인은 현역중대 분대장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이니 유의해서 읽으면 됩니다.

작성자 본인이 복무했던 2020년도 4월 14~ 2021년 10월 19일 본인부대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위에 사진은 도저히 사진을 못 찾아서
본인이 길 가다가 찍은 귀여운 길냥이 사진이다.
 
이번 시간에는 쉬어가는 시간으로 본인이 당한
어이없는 혼남? 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때는 본인이 0.5 기수를 끝내고 
100일 휴가를 다녀오고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간 첫 기수 때 일어난 일이다.
 
본인은 코로나 군번이기에 처음 훈련병이 입소하면 
소대별로 나누고
 
그중에서 밀접접촉자나
위험시설을 간 인원들을 따로 분류하여 
격리소대라는 곳을 만들었다.
 
당시 본인은 휴가 때 피시방을 간 걸
짬따리였기에 보고했고,
 
격리가 끝나기도 전에 훈련병이 들어와서 
격리소대를 맡게 되었다.
 
같이 들어온 인원은
본인의 맞후임과 상사이셨던 소대장님
훈련병 7명과 두근두근 2주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 소대장님과 본인, 후임이 모여서 계획을 세우는데
소대장님은 본인보고 그래도 선임이고 한기수를 했으니
 
본인 후임도 해봐야 한다면서 
본인은 1주일 동안 밤통제 및 당직 후임은 낮에 인원들 교육을 맡았다.
 
대신 본인은 근무취침시간에 핸드폰 허용이라는 
엄청난 선물로 좋았지만,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게 나은 것 같다.
 
넘어가서 일은 밤당직을 서고 있는 00시쯤에 일어났다.
 
당시 행정분대장이던 본인에 아버지 군번 천사선임이
갑자기 격리소대로 찾아왔다.
 
여기서 '격리인데 왜 들어오지?' 할 텐데
군대는 원래 모순덩어리 집단이다 ㅇㅇ 
 
본인이랑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본인은
격리 후 다른 중대원을 못 본 지 오래되어서
 
그 선임을 좋아했기에 놀러 오셨나? 하면서
주인 만난 개처럼 분대장님! 하면서 뛰어갔다.
 
선임은 소대장님 계시냐고 했는데
주무신다고 하니까
 
그럼 얘기 좀 하자 그래서 겁먹었다.
 
천사선임한테 최초로 혼나는 건가? 난 역시 개폐급인가? 하면서 
혼자 망상 중이었는데
 

천사선임은  ●아 너 행정 할래?

라는 파격 제안을 했다.
 
순간 며칠 전 본인을 조교라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본인이 가장 따랐던 k선임이
얘기한 게 생각났다.
 
 이제 슬슬 행정 부사수 뽑을 텐데
 본인이 행정이 좋냐고 궁금해하니
 
k선임은 자기라면 무조건 한다고 말했고
본인보고 너 영상과 라며?
너도 가능성 있어 얘기가 들려라는 
말을 한 게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도 영상과랑 행정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k선임이랑 천사선임도 모를 거다.
모순덩어리 집단
 
넘어가서
본인은 그 얘기를 듣고
천사선임에게 저 말입니까?라고말했고
 
천사선임은 응!이라고 한번 더 대답했다.
 
하지만 본인은 당시에 분대장이라는 직책에 
자존감과 자부심에 취해있던 시기라서 
 
천사선임에게
행보관님과 분대장님이 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이 교육계 분대장으로서 군생활을 마치고 싶다.
라는 후회할 말을 하게 된다.
 
천사선임은 너무 깊게 생각 안 해도 된다.
그냥 의견을 듣고 싶었다
라고 얘기하고 만약 생각이 정해지면 알려달라고 하고 자러 갔다.
 
혼자서 밤당직근무를 서면서 고민했다.
 
그 고민이 교육계에 남겠다는 의견으로 확정이 될 때
 당직근무 중이던 당시 보급분대장이 찾아왔다.
 
보급분대장은 심심하다며 찾아왔고,
뭐 하고 있냐고 묻길래 
고민 중이었다고 했고,
 
그 고민이 행정분대장에 대한 고민인 것을 얘기했다.
 
그러자 보급분대장은 본인보고 
너는 어떻게 하고 싶냐는 질문에
교육계에 남아서 잘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거기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보급분대장은 행정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했고,
비교육계 즉 행정과 보급에 대해서 
연설을 시작했다.
 
근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본인은 선임에게 넵 맞습니다. 가 아니라
죄송합니다...
라면서 1시간 넘게 혼나고 있었다.
 
속으로 난 갑자기 왜 혼나지? 했지만
 
본인이 교육계에 남는다는 게 
보급분대장에겐 비교육계를 무시하는 말이었나 보다
 
나중에 다른 선임들한테 얘기하니까
그 인간 원래 교육계에 열등감 있다고 
그 인간도 억지로 끌려가서 그런 거라고
이해하라면서 위로해 줬다.
 
근데 상식적으로
자기도 억지로 끌려갔으면 막아줘야지 
혼내는 게 미친놈인 것 같다.
 
짧게 설명했지만
진짜 새벽에 저걸로 개혼 나서 
기분 안 좋았다. 
 
혼나는 거 끝나고
자기랑 빈 생활관에서 번갈아가면서
자자고 했는데
이제 갓 일병단 짬따리가 거기서 넵 이라고 못하고 
그 선임은 거서 자고 나는 망봤다ㅠㅠ
 
나처럼 당하지 마라...
 
 
 
 
 
 
 
 
 
 
 
 
 
 
 
 
 
 

댓글